노래,시 이야기

그 꽃 - 고은

사이버스타 2013. 4. 11. 08:47

 

 

 

     그 꽃

 

              -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해설>

 

 

이렇게 짧게, 단 아홉 단어 만 으로 시가 될 수 있네요.

 

그렇지만 불과 아홉 단어 다섯 줄 속에 시는 매우 넓고 깊은 삶에 대한 성찰과 세계에 대한 사색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대가의 일획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먼저 표면적으로는 등산 이야기이지요. 산에 오르고 내려오는 이야기 말입니다. 이를 통해 산에는 올라갈 때도 힘들지만 정작은 내려올 때가 더 어렵고 위험하다는 깨달음을 제시하고 있는 뜻입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그 어떤 일하는 과정을 비유하는 듯싶습니다. 모두 다 산을 오르듯 목표를 향해 돌진해 가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목표를 이루고 난 다음이 더 문제이고 의미가 놓인다는 뜻입니다. 한 예로 돈도 벌 때가 중요한 것 같지만 사실은 벌고난 후 어떻게 의미 있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얘기가 되겠지요.

 


 무엇보다 심층적으로 볼 때 이 시는 인생사를 상징하는 듯싶습니다. 시작할 때보다는 끝날 때, 일을 마친 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네 인생에서 처음 시작은 그렇지만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 끝날 때 비참해지는 경우를 어디 한두 번 보았습니까.

 


아울러 사물의 밖을 보되 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내면을 충실히 하라는 뜻과 함께 잘될 때 보다 힘든 때, 잘 안될 때를 생각하면서 힘내어 살아가라는 뜻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시는 눈에 보이는 세상 현상계에만 만족하지 말고 본질과 영원을 바라보며 살라는 속 깊은 뜻을 담고 있어 우리의 주목을 환기합니다. 지난 시대의 투쟁과 이념의 소용돌이를 거쳐서 그런지 다시 문학의 고향, 인간의 가슴으로 돌아온 노래가 고은 시인의 그 삶과 예술의 절정에서 피워낸 철장이 바로 詩 '그 꽃' 한 송이가 아닌가 합니다.

 

 

항상 좋은 하루되세요.

 

 

 

 

 


그 꽃 /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Sogno / F. P. Tosti

 

 

 

              

                            이 시는 만해축전의 만해상 수상작품이며 백담사 경내에 시비로 새겨져 있습니다.

 

 

            

 

 청계산 올라가는 계단에 써진 시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등산하면 이런 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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