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와 원추리
나리와 원추리
우리 아파트 단지 내 장미공원에 나리와 원추리가 같이 피어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비슷한 나리와 원추리가 서로 가까이에서 이웃해 같이 피어있다.
나리와 원추리를 잘 구분 못 하는 우리를 위해 장미공원 내에 이웃해 피어있는 나리와 원추리가 이를 구분해 주고 또 증명해 주고 싶은 듯하다.
나리와 원추리는 얼핏 보면 비슷한데, 자세히 보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자, 그럼 나리와 원추리가 어떻게 다른지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꽃을 보자. 나리는 꽃잎이 붉은 색인데, 붉은 색의 꽃잎에 까만 점들이 가득 붙어 있는 반면, 원추리는 주황색 또는 노란색의 꽃잎에 점이 없이 깨끗하다. 즉, 꽃잎에 점이 있으면 나리이고, 점이 없으면 원추리이다.
두 번째는 줄기 즉, 꽃대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리는 꽃대 중간 중간에 기다란 잎들이 가득한 반면, 원추리는 기다란 꽃대에 잎이 없다. 원추리는 꽃대만이 기다랗게 자라고 있고, 잎은 난이나 난초처럼 땅 부근에서 나와서 자라고 있다. 즉, 꽃대에 잎들이 있으면 나리이고, 꽃대에 잎이 없으면 원추리이다.
세 번째는 뿌리인데 눈으로 식별하기는 다소 곤란한 점이 있겠다. 그러나 뿌리를 캐서 보면 나리는 인경(비늘)으로 되어있고, 원추리는 땅속줄기로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나리는 양파와 비슷하게 여러 겹의 비늘로 둘러싸인 구형(球形)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원추리는 전체적으로 약간씩 비대해진 뿌리줄기로 되어있는 것이 차이가 난다.
그러나 족보를 보면 나리와 원추리는 완전한 남은 아니고, 사촌정도 된다고 할 수 있겠다. 나리는 백합과(百合科 Liliaceae) 나리속(니리屬 Lilium)에 속하고, 원추리 역시 같은 백합과(百合科 Liliaceae) 원추리속(원추리屬)에 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예식물로 가꾸면서 관상을 하기에는 나리가 더욱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나리도 여러 종류가 있고, 또 계속 품종 개량을 해서 신품종이 생겨나고 있다.
나리는 꽃이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서도 구별하는데, 하늘을 보고 있으면 '하늘' 자(字)를, 땅을 보고 있으면 '땅' 자(字)를 이름 앞에 붙여 준다. 나리의 잎이 어긋나느냐, 돌려나느냐에 따라서도 구별하는데 돌려나는 나리들은 이름 끝에 말나리를 붙인다.
각 나리의 특색을 보면 참나리는 잎사귀 있는 곳에 주아라고 까만 콩알 같은 씨가 달리고, 땅나리는 암술대가 씨방보다 작고 꽃이 땅을 본다. 중나리는 암술대가 씨방보다 훨씬 길고, 말나리는 잎사귀가 1층 돌려나고 꽃이 옆을 본다. 섬말나리는 잎이 층층이 돌려나고 꽃이 옆을 보고 있고, 하늘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피면서 잎사귀가 돌려난다. 날개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잎이 촘촘하며 맨 위 잎은 돌려난다.
나리꽃에 얽힌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고을엔 행동거지가 아주 나쁜 고을 원님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나쁜 짓만 골라서 했다. 그래도 여자 보는 눈은 있었는지 마을의 그 예쁜 처녀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 버렸다. 그러나 처녀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총각이 따로 있었다. 어느 날 그 못된 원님의 아들이 그녀를 강제로 희롱하려 했지만 처녀가 끝내 거부하자 그 처녀를 죽이고 말았다.
그 후 원님 아들은 자기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그녀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 위에 나리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원님 아들이 그 예쁜 꽃에 다가가니 꽃이 역겨운 냄새를 내면서 원님의 아들이 오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꽃이 되어서도 자신의 마음을 지킨 꽃, 그래서 순결을 지킨 처녀의 넋을 지닌 꽃이 나리꽃이다.
그래서 나리꽃의 꽃말은 '깨끗한 마음'이다. 그렇다면 참나리의 꽃말은 '참 깨끗한 마음'일까? '나으리'들의 횡포에 대한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꽃이 ‘나리’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나리꽃만 칭찬을 하니 원추리가 섭섭해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원추리는 관상용보다는 식용으로 많이 기르고 있지 않은가? 원추리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하지만,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니 이보다 더 고마운 식물이 어디 있겠는가?
나리와 원추리가 이웃해서 사촌으로 다정하게 같이 살아가는 것을 보니 너무 이쁘고 기특하다. 원추리는 하늘을 보며 빳빳하게 살아가고, 나리는 땅을 보며 겸손하게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서로 다투는 일은 없으리라!
<매비헌(梅?軒>
우리 아파트 단지 내 장미공원에 피어 있는 나리와 원추리
왼쪽 의자 뒤가 나리이고, 오른쪽이 원추리이다.
가까이 가보자.
왼쪽 나무 앞에 나리들이 활짝 피어 있고, 오른쪽에 원추리가 피어 있다.
아직 지지않은 장미도 몇 그루 보이고, 보랏빛 제비붓꽃(?)도 보인다.
나리꽃이 수십 그루 활짝 피어있다.
지금이 한창 나리꽃 철인 것 같다.
꽃과 꽃망울이 모두 아래로 땅을 보고 있다.
나리꽃 줄기(꽃대)에 잎들이 가득하다.
(원추리는 줄기(꽃대)에 꽃잎이 없이 밋밋하다.)
자세히 보면 줄기에 주아라는 까만 콩알 같은 씨가 달려 있는데, 이것을 '참나리'라고 한다.
또한 땅을 쳐다보고 있으므로 이 나리꽃들은 모두 '땅참나리'이다.
붉은 색의 꽃잎에 까만 점들이 가득하여 나리임을 뽐내고 있다.
햇님 보기가 부끄러워서인지 이곳의 나리는 모두 땅을 보고 피어 있다.
나리의 연붉은색 수술대와 까만 수술까지도 예쁘다.
아래서 본 나리는 마치 커다란 우주선이 지상에 착륙을 하고 있는 듯하다.
나리 옆에 피어있는 원추리들.
지난 7월에 이곳 원추리를 나리로 잘못 알고 올렸던 적이 있었다.
<원추리 꽃이 피다. 6월 22일 게시 : http://blog.daum.net/bongraesan/1173 참고>
(물론 즉시 원추리로 바로 잡았지만~!)
원추리는 6월이 제철이라서, 지금은 꽃이 지고 있는 시기이다.
원추리 꽃에는 점이 없다.
꽃도 하늘을 보고 피어 있다.
줄기(꽃대)에는 잎이 없고, 땅 부근에 기다란 잎이 난(난초)처럼 자라고 있다.
서시 - 신성우
해가 지기 전에 가려했지, 너와 내가 있던 그 언덕 풍경 속에
아주 키작은 그 마음으로, 세상을 꿈꾸고 그리며 말했던 곳
이제 여행을 떠나야하는 소중한 내 친구여
때론 다투기도 많이했지, 서로 알 수 없는 오해의 조각들로
하지만 멋적은 미소만으로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될 수 있었던 수 많은 기억들
내가 항상 여기 서 있을게, 걷다가 지친 네가 나를 볼 수 있게
저기 저별 위에 그릴거야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 볼 수 있게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될 수 있었던 수 많은 기억들
내가 항상 여기 서 있을게, 걷다가 지친 네가 나를 볼 수 있게
저기 저 별 위에 그릴 거야,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 볼 수 있게
내가 항상 여기 서 있을게, 걷다가 지친 네가 나를 볼 수 있게
저기 저 별 위에 그릴 거야,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 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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