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인생 뭐 있어? 이게 인생이지!

사이버스타 2013. 6. 3. 08:54

 

인생 뭐 있어? 이게 인생이지!

 

지난 주 아차산과 용마산에 등산을 갔었다. 광나루역에서 내려 아차산을 경유하여 용마산까지 간 후 다시 광나루역으로 내려오는 간단한 코스였다.

 

용마산 정상에 막 도착하여 태극기가 있는 정상 부근에서 사방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제법 큰소리로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인생 뭐 있어? 이게 인생이지!”

 

재빨리 돌아보았다. 정상 바로 뒤 안내간판이 있는데, 간판 바로 옆에 돗자리를 깔고 두 쌍의 남녀가 앉아 있었다. 50대 중반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잘 아는 친구지간인데 부인을 동반하고 산에 온 모양이다. 이제 막 자리를 편 것 같다. 여자들은 싸가지고 온 음식을 꺼내 놓고 있었다. 한 남자가 다른 친구에게 막걸리를 따라주면서 한 소리였다.

 

“인생 뭐 있어? 이게 인생이지!”

 

옳소!’라고 박자라도 맞춰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러면서 내심 그들의 말에 100% 공감하였다. ‘정말 인생 뭐 있나?’

 

마음에 맞는 친구와 부부 동반으로 산에 왔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집에서 준비한 간단한 음식에 땀을 훔치며 막걸리를 한 잔 마실 때의 그 시원한 쾌감보다 더 좋은 것이 뭐가 있으랴? 모처럼 만난 친구들 간에 또 부인들 간에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우의를 나누는 것 또한 얼마나 즐겁고 흐뭇한 일인가?

 

나는 혼자 올라왔지만 이 친구들이 부러워진다. 그러면서 나의 발걸음은 정상 바로 옆에 있는 막걸리 파는 곳으로 향한다. 산에 올라와서는 물 이외에는 음식도 잘 안 먹고, 막걸리도 잘 안 마시는데, 이날만큼은 막걸리 한잔을 해도 무방할 듯하다.

 

“인생 뭐 있어? 이게 인생이지!”  <송석(松石)>

 

용마산 정상 밑 막걸리 1상에 4,000원!

 

 

아차산 소나무숲

 

바위와 돌 틈 사이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

(그야말로 松石) 

 

아차산 정상 부근의 詩 간판

 

 

조용필 - 바운스(BOUNCE)